리뷰/외국영화

킬 빌, A급 영화 안에 담긴 B급 감성

홍여누 2021. 8. 14. 19:55
반응형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거장의 B급 감성

킬 빌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쓴 리뷰에는 희한하게도 'B급 영화', 'B급 감성'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는 'B급 영화'라고 평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거장이 만든 'B급 영화' 이기에 명작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저도 그 당시에 미국에서 유명한 감독이라면, 스티븐 스필버그만 알았는데, 한국 영화가 세계로 진출하고 상을 많이 타게 되면서, 자연스레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지며, 저도 자연스레 이 감독에 대해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이 영화를 볼 때는 정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보기엔 너무나도 잔인했고, 팔이 잘리거나 피가 튀는 장면들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자극적인 부분들이 영화를 볼 때, 숨죽여 볼 수 있을만한 긴장감을 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액션들이 있기에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재미있는 영화라고 평가되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은 영화가 된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온 주인공의 이야기

이 영화의 주인공인 키도는 몸담았던 악명 높은 살인 조직인 '데들리 바이퍼스'의 일원이었습니다. 데들리 바이퍼스를 나오고 평범한 삶을 꿈꾸며, 남편과의 결혼식을 올리지만 데들리 바이퍼스의 일당들로 인해 결혼식은 엉망으로 됩니다. 일당은 남편을 죽이고, 뱃속에 든 아이도 죽이며, 키도도 죽이기 위해 머리에 총을 쏩니다. 총을 맞음에도,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키도는 심각한 중상을 입은 채 병원에서 5년의 시간을 식물인간으로 지내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온 키도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데들리 바이퍼스 일원들을 차례로 찾아가 복수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웁니다. 복수를 시작하기 전, 그들을 처단할 칼을 구하기 위해 오키나와로 향하는 키도는 일본 최고의 장인인 핫토리 한조를 만나고, 그에게 복수를 위한 칼을 만들어줄 것을 부탁합니다. 지금은 더 이상 피를 부르는 칼을 만들지 않는다고 거절한 한조에게, 키도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빌'이 당신의 제자였으며, 빌에게 복수하기 위해선 그의 스승인 한조 역시도 책임이 있다며, 다시 한번 칼을 만들어주길 부탁합니다. 한 달이 지나, 칼이 완성되고, 칼을 얻은 키도는 첫 번째 복수 대상인 도쿄 암흑가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오렌 이시이를 죽이기 위해 도쿄로 향합니다. 여기서 오렌의 이야기가 잠깐 나옵니다. 오렌은 9살에 자신이 보는 눈앞에서 부모가 야쿠자에게 죽임을 당하는 걸 보고, 복수를 꿈꾸는 소녀로 자라게 되는데, 소아성애자인 야쿠자 두목에게 접근해 11살이 될 무렵 복수를 성공하기에 이릅니다. 그 이후에 세계적인 킬러로 성장하여, 데들리 바이퍼스의 멤버가 되었고, 후에는, 일본 야쿠자계의 정점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오렌에게 복수하기 위해, 녹엽정에 도착한 키도는 술을 마시며 연회를 벌이고 있는 오렌과 부하들의 동태를 살피며, 오렌의 심복인 소피를 납치하고, 소피의 팔을 자르는 걸 시작으로 오렌의 부하들과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부하들과 오렌의 심복들을 다 죽이고, 결국엔 오렌마저 죽이며, 복수에 성공한 키도는 소피를 추궁하여, 나머지 데들리 바이퍼스 멤버들의 위치를 알아내게 되고, 소피를 통해 모두 다 오렌처럼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언을 보냅니다. 그 전언에 반응하는 데들리 바이퍼스 멤버들과, 빌의 모습이 교차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색감과 액션이 화려한 영화

스토리가 단순하고, 너무 많은 액션 분량과 잔인한 장면들만 많다면, 못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킬빌은 제가 생각하는 못만든 영화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영화임에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개연성이 있으며, 영화에 나오는 빌런들의 개성도 매력적으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색감이 화려한 느낌을 많이 줍니다. 키도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란색 트레이닝 복과 흩뿌려지는 피들, 그리고 심지어 키도가 타고 다니는 트럭까지도 화려한 느낌입니다. 중간중간에 만화로 나오거나, 흑백으로 전투하는 장면들로 영화의 지루함을 덜어주고, 적재적소에 나오는 ost 등은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사람이 얼마나 큰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한 장면을 만드는데 아주 많은 공을 쏟은 느낌을 줍니다.

심각한 내용이나 스토리가 없이 가볍지만, 영화가 주는 화려함에 매료되어 순식간에 시간이 사라진 것처럼 몰입감을 주는 영화, 개인적으론 몇 번이나 봐도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영화 킬 빌의 리뷰였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