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열광인 이 시기에 더 볼게 많은 영화
이 영화는 장현도 작가의 장편소설 <돈>을 각색해서 만든 영화입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본 건 아니었지만, 다른 리뷰들을 보니 소설과 영화의 내용이 조금 다른 부분은 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듯합니다)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지만, 원작을 봤다면 볼 법도 한데, 이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엔 평점과 평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아서 보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저는 이 영화를 봤는데, 평점이 예전보다 조금 더 오른듯합니다.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할 때엔 불과 몇 년 안되긴 했어도, 지금처럼 주식 광풍이 불지도 않았기에, 주식 용어라든지, 증권사, 브로커 등의 개념이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친숙하진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바뀌며,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주식이 대중화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 되면서 오히려 지금 이 시기에 더 볼거리가 많고,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주식을 모르더라도, 어려운 용어나 개념이 나오지 않아서, 영화를 감상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주식을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되고 싶었던 평범한 한 남자의 이야기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개념이 다를지라도, 지금의 상황보다는 더 나은 내일의 삶을 기대하며, 직장도 다니고, 재테크도 하고, 복권도 긁으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이 영화는 다른 평범한 사람과 같이 부자가 되고 싶다는 큰 꿈을 안고 여의도 증권사에 입사하게 된 신입 주식 브로커 일환이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고객이 시키는 대로 주식 주문을 넣고 체결하면, 수수료를 떼먹는 구조가 주식 브로커가 수입을 벌어들이는 구조입니다. 기본급은 물론이고, 성과급은 자신의 역량에 따라 무한대로 수입이 결정 되는 시스템입니다. 사회생활을 증권사에서 처음 시작하게 된 일환은 더 많은 수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고객이 주는 주문을 실수로 잘못 넣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 내에서 좋지 못한 입지에 놓이게 됩니다. 힘들어하는 일환을 눈여겨본 선배가, 일환에게 지금의 수수료와는 비교도 안될 큰돈을 만지게 해 주겠다며, '번호표'라는 사람을 소개해줍니다. 번호표는 일환에게 일을 시키고 일환은 번호표가 시킨 일을 성공시키며, 큰돈을 벌게 됩니다. 점점 더 큰돈을 만지게 되고, 부유한 생활을 누리던 중,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금융감독원의 미친개라 불리는 한지철이 일환의 뒤를 캐기 시작하고, 불안을 느낀 일환은 번호표를 만나지만, 번호표는 괜찮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그 사이 일환은 증권사의 성공한 브로커가 되는 것에는 성공하지만, 일이 무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번호표와 관련된 사람들이 죽는 것도 보고, 번호표에게 마음을 돌린 자신의 선배들도 금융감독원 한지철과 번호표를 잡을 일을 꾸미다 죽거나 다치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일환은 죽은 사람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게 되고, 자신의 지인들과 한지철과 함께 번호표를 잡을 계획을 세우고, 계획은 성공하게 됩니다. 번호표가 잡혀가고, 일환은 지하철을 타고 유유히 사라지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영화
부자가 되기 싫은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고, 삶을 풍족하게 해 주며, 평소에 누리지 못한 걸 해결해주는 수단이라고 대중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돈은 그만큼 우상이 되기 쉬우며, 사람의 눈을 멀게 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가 합니다. 일환은 실제로, 한꺼번에 큰돈을 얻는게 아니라, 점차적으로 더 큰돈을 얻게 되며, 그에 따라 누리는 생활수준의 변화까지 이 영화에서는 그대로 잘 나타내 주고 있기 때문에, 보는 관객 입장에서도 더 현실적이고 실제적으로 일환이 누리는 생활을 간접체험을 하게 해주는 듯합니다. 그런 일환이 돈은 많이 벌지만, 오히려 이 돈 때문에, 실제적으로 일환은 자신을 진정 사랑해주는 여자 친구도 잃고, 어릴 때부터 같이 지내 온 동기도 잃습니다.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리면서도, 옳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고 자각하기 시작할 즈음엔 약을 먹으며 버티고, 돈만 잘 벌 뿐이지 실상으론 그 외 모든 걸 잃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환을 통해 평범한 소시민이 옳지 못한 방법, 유혹을 통해 돈을 얻게 되는 모습을 보며, 부정적으로 돈을 벌어 성공한 사람들이 생각났고, 일확천금을 노리다 좋지 못한 일을 당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실제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돈이 목적이 아닌 오직 스릴과 재미를 위해 법을 어겨가며 돈을 버는 번호표를 보며, 돈은 이미 가득하니 다른 걸로 욕망을 채우는 사람들이 생각났고, 또 금융감독원 한지철의 역할을 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정당하게 자신의 노동으로 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생각났습니다. 돈이라는 것이 이 세상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주진 않나 싶습니다. 그 착각 때문에,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삶과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을 감사하고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진 않았나 생각도 해봅니다. 원작을 보지 않아, 원작에선 이 영화가 어떻게 표현이 됐나 모르겠습니다. 근데, 영화의 마무리가 너무 갑자기 마무리된 느낌이 약간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는데, 영화 자체로 보면, 참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영화 돈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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