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국영화

새콤달콤, 현실적인 반전 로맨스 영화

홍여누 2021. 8. 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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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없이 봤기에 더 재밌었던 영화

으레 영화관에서 어떤 영화를 개봉한다고 하고, 기대할만한 영화겠다 싶으면, 평점이라든지, 영화평론가들이 남겨놓는 코멘트라든지, 혹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일 경우, 영화의 배경 이야기 정도는 조금은 찾아보고 영화관으로 달려가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언제 개봉하는지도 몰랐고, 로맨스 영화를 크게 좋아하지도 않는 터라, 평상시의 저라면 절대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채수빈 배우를 좋아하기에 인기순위에 그래도 좋아하는 배우가 있으니, 어떤 영화를 찍으셨나 하는 마음에 클릭하게 되고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 개봉하는지도 몰랐던 영화였기에 당연히 기대하거나 바라는 마음은 없었고, 그런 기대가 없으니 오히려 더 가볍게 영화를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실 속에 충분히 있을법한 커플 이야기

간염에 걸려 입원한 장혁이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다은을 만나게 됩니다. 병원에 입원하고 난 후, 서로에게 호감이 생긴 장혁과 다은은 장혁의 입원을 계기로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풍요롭진 않지만, 소소하게 즐거워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커플에게 하나의 이벤트가 생깁니다. 하청 중소기업에 다니던 장혁이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 파견근무를 나가게 된 것입니다. 장혁에게 찾아온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하지만, 거리도 멀고,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없을 것 같은 불안함을 느끼는 다은에게 장혁은 인천까지 매일 출퇴근을 하겠다며, 약속합니다.

대기업에 파견근무를 나가게 된 장혁은, 자신과 같이 파견근무를 나오게 된 보영을 만납니다. 고과에 따라 대기업 정규직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정해질 수 있기에 둘은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며 대립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들 사이에서 둘밖에 의지할 관계가 없으므로, 서로 의지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회사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도 함께하게 되면서,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계속 붙어보내게 됩니다.

기한 내에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야근을 매일 같이 하던 장혁은 처음에 인천에서 매일 출퇴근하겠다고 다은에게 했던 약속과는 달리,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빈도가 점점 더 많아지고, 약속을 지키려 인천에 와 다은을 만날 때에도 대화나 소통은 많이 하지도 못하고 잠에 빠져들거나,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다은은 점점 자신에게 식어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장혁에게 서운해하고, 장혁은 자신은 이렇게 열심히 살아서 피곤한데, 서운함을 내비치는 다은에게 실망하며, 외줄을 타는 듯한 둘의 관계가 계속 이어집니다.

불안한 관계 속 다은은 임신을 하게 되고, 다은과 장혁은 상의를 통해 아이를 포기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함께 병원에 가서 아이를 포기하기로 한 후, 장혁은 다은에게 최선을 다하려, 한동안 칼퇴근도 하고, 옆에 계속 있어주려 하지만, 그것마저도 진행 중인 프로젝트 때문에 생각처럼 쉽지 않게 됩니다. 어느 날, 날을 잡고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던 중에도 장혁은 다은에게 피곤하다는 기색을 계속 내비치게 되고, 결정적으로 다은에게 '보영'이라는 이름을 꺼내면서, 둘 관계는 파국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던 중, 장혁과 보영은 프로젝트는 성공하지만, 자신들의 공도 인정 못 받고, 대기업 정규직도 되지 못하게 됩니다. 회사의 마지막 회식자리에서, 무언갈 깨달은 장혁은 뒤늦게 다은을 붙잡으려 급하게 원래 가기로 예약했던 제주도 비행기 시간에 맞춰 공항에 도착하지만, 다은은 다른 남자와 함께 있었고, 다시 돌아간 회식 자리에서 보영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보영에게도 거절당합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다은도, 보영도 잡지 못한 장혁의 마지막 모습과 함께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아쉬운 부분이 뚜렷한 킬링타임용 영화

이 영화는 원작 소설 '이니시에이션 러브'를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영화화된 소설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과 일본에서 각색한 영화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새콤달콤은 킬링타임용으로는 적합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기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아무 생각 안 하고 가볍게 보기엔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라고도 생각합니다. 영화 끝의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영화의 큰 재미를 선사해주는 게 맞습니다만, 영화 속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을 중심적으로 연출한 것이 아닌, 반전을 위해 영화가 달려간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굳이 없어도 될 캐릭터가 계속 나와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경영 배우님은 건물의 경비원 역으로 나오신 것 같은데, 왜 이 캐릭터가 필요하고, 관객들에게 무엇을 전달하려 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연인 간 소통의 부족으로 나타나는 문제와, 함께 있는 나의 애인의 소중함을 모르고, 마음이 들뜬 채 다른 이성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도, 그러다 양쪽 모두에게 차이는 완벽한 결말까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재들을 재미있게 잘 풀어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나도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깝기에 오히려 더 무례하게 대하거나 서운하게 한 적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장혁이라는 인물이 나쁜 놈으로 나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부분도 분명히 있는 듯한데, 다은과 같이 반응을 하면, 좀 김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남자라 더 그렇게 느낀 것도 같습니다. 가볍게 시간 보내기 좋은 영화, 함께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 새콤달콤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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