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 지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지금도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
부당거래가 개봉한 건 2010년도이지만, 10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꿰뚫은 영화라고 평가받으며 명작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란 등급에도 270만 명이라는 관람객을 동원했으며,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 등등 여러 명대사를 남긴 영화입니다. 부당거래는 부패한 경찰과 부패한 검찰의 갈등관계로 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자신의 이익을 위하고,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거래를 지속하며 파국으로 치닿는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류승범, 황정민의 연기는 물론, 각 캐릭터의 색깔이 짙어 재미있는 포인트가 많은 영화입니다.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인만큼 2011년 32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을 타고, 그 외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한 영화 부당거래입니다.
결국엔 헛된 싸움이 된 부패한 검찰과 부패한 경찰의 갈등
계속해서 일어나는 어린이 토막사건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민심이 불안한 와중에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하는 도중,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고까지 벌어집니다. 용의자를 못 잡고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지며, 대통령까지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경찰은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을 종결짓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일을 진행합니다.
경찰에서는 승진을 대가로 광역수사대의 최철기 반장을 낙점하고 사건을 꾸미게 되는데, 최철기 반장은 수사 실력이 뛰어남에도 경찰대 출신이 아니었기에 후배들에게 승진이 밀리곤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경찰 입장에서는 뒤탈이 생기더라도 꼬리를 자를 수 있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였기에 최철기를 낙점했고, 최철기도 경찰의 그러한 심보를 알면서도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최철기는 자신의 스폰서인 장석구를 시켜 아동범죄의 전과가 있는 이동석을 범인으로 몰아넣게 합니다. 석구는 일을 도와주면 철기가 쥐고 있는 자신의 약점을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하는 철기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석구는 오른팔인 수일과 킬러에게 지시해 동석을 고문합니다. 가족까지 이용해 협박을 하자 동석은 뇌물을 받음과 동시에 나중에 감옥에 들어가더라도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굴복하게 됩니다.
한편, 태경그룹의 김회장으로부터 스폰을 받는 비리검사 주양은 철기가 태경그룹의 비리를 조사해왔다는 것을 알고, 철기의 뒤를 밟게 되는데, 철기가 시킨 일을 처리한 후, 석구는 자신과 경쟁관계에 있는 태경그룹의 김 회장에게 칼을 놓고, 김 회장과 함께 골프 치고 있는 주양의 사진을 찍어, 주양에게 보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제멋대로 일을 벌이는 석구를 철기는 못마땅해하고 둘 사이에 갈등이 생겨납니다. 주양은 자신의 사건으로 배정된 '이동석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이동석이 가짜 범인임과 이 일에 석구가 관련돼있음을 알게 되고, 이후에 비리 기자에게 부탁해 언론플레이를 하며 압박합니다. 석구와 철기의 통화내역으로 커넥션이 있음을 알게 된 주양에게 자신의 약점이 잡힌 것을 알아챈 철기는 석구를 통해 교도소에 있는 동석을 자살로 위장하여 살해하고, 동석의 사망을 확인한 주양은 부장검사에게 혼나고, 동료 검사에게는 조롱받는 신세가 됩니다. 분노한 주양은 최철기와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검사실을 불러들이고, 압수수색까지 하여 철기를 궁지로 몰아넣게 되고, 퇴로가 막힌 철기는 주양을 불러 용서를 빌며, 사과합니다.
주양과의 갈등관계는 한풀 꺾였지만, 석구가 철기의 약점을 쥐고 계속해서 자신을 휘두르려 하자, 철기는 석구의 오른팔인 수일을 통해, 석구를 죽이고, 자신이 수일을 죽임으로 모든 증거를 없애려 합니다.
하지만, 이 현장에 갑자기 자신의 동료경찰인 대호가 나타나 실랑이를 벌이다 실수로 대호를 죽이고 맙니다. 철기는 수일과 대호가 서로를 죽인 것으로 현장을 위조한 후 도망치게 되고, 철기는 '이동석 사건'을 해결한 대가로 승진을 하게 됩니다. 그 뒤, 국과수에서 판독이 불가하다고 했던 어린이 토막사건 혈흔의 결과가 나오게 됐는데, 이동석이 진범인 게 밝혀졌습니다. 주양과 철기가 이렇게 물고 뜯고 싸울 필요도 없었고, 대호가 죽지 않았어도 됐었죠.
한편, 대호의 죽음에 의문을 느낀 동료 경찰들이 대호의 죽음을 두고 수사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대호가 문자를 보낸 장소가 석구가 오너인 해동의 건설현장 근처인 것을 알게 됩니다. 석구의 운전기사인 운짱을 만나 수사하게 되는데, 수일이 운짱에게 숨어서 몰래 찍으라고 했던 동영상에서 철기가 대호를 죽였음을 알게 되고, 동료 경찰들은 운짱을 시켜 철기에게 총을 쏘게 한 후 차로 치어 철기를 죽여버립니다. 그다음 날 철기는 조폭들에게 보복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고 신문기사에 나오죠. 철기가 죽고, 주양은 자신의 비리 내역들이 공개되어 조사를 받게 되는데, 영화의 마지막에 장인이 권력으로 주양의 비리를 덮어버릴 것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두 번, 세 번 볼 때마다 더 보이는 게 많아지는 영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2010년도에 27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동원한 이유 중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현실을 너무나도 콕 집어서 잘 설명해준 영화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 중에 선한 인물이라곤 없습니다. 철기의 행동을 막으려 한 대호는 억울한 누명을 덮어쓴 채, 국립묘지에도 못 묻히고 강등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데, 자신의 이익을 좇다 동료까지 죽인 철기는 승진을 합니다. 결국엔, 철기도 죽임을 당하지만 비리 검사인 주양은 비리가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장인어른과 같은 더 큰 권력과 더 큰 비리를 통해 일을 덮게 되죠. 악한 사람들만이 즐비한 이 영화가 우리나라의 현실을 꿰뚫었다는 평가와 이만한 흥행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합니다.
부당거래는 한번 보기보단 두 번, 세 번 볼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알아가는 영화인듯합니다. 처음 봤을 때는 동석의 아내와 딸이 불쌍해보였는데 두 번째 봤을때, 사건의 용의자가 동석임을 알고 난 상태에서 본 동석의 아내와 딸은 악몽 같은 시간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처음 봤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두 번째 보니 정신지체인 아내를 사회적 방패막으로 두고, 아이가 친딸이 아닌 의붓딸임이 밝혀짐으로 동석에게 성적인 학대를 당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곱씹을수록 볼거리가 많고 모든 연결고리가 다 이어진다는 것이 부당거래라는 영화가 가진 퀄리티가 기본적으로 아주 뛰어나기에 느껴지는 부분인 것 같은데, 그 연결고리들이 또 신선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영화라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꿰뚫은 영화 부당거래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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