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이 황정민 역할을 맡았을 때의 연기
모가디슈를 보러 갔을 때, 영화가 상영하기 전, 광고하는 시간에 인질의 예고편이 나오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이 영화에 대해서 기억을 가지고 있었는데, 썩 끌리지 않는 영화였지만,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한다는 점이 매우 독특하게 받아들여져서 개봉을 하게 되면 보러 가야지라고 마음은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질이 개봉되었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평점도 높게 주고 호평도 생각보다 많았던 터라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영화를 볼 때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는 황정민을 제외하고 이름을 듣고 얼굴이 바로 생각나는 유명한 배우들은 많이 출연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더라도, 카메오로 나오거나 특별출연으로 큰 비중을 가지지 않은 역할로 나옵니다. 연기력은 좋은데 아직 대중적으로 얼굴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배우들이 납치범의 역할과 황정민과 같이 갇히는 인질 역할로 나오면서 더 실제적이고 생동감이 느껴지게끔, 이 영화를 더 빛나게 합니다. 황정민은 황정민 역을 맡음으로 정말로 실제적으로 황정민 자신이 겪는 일처럼 관객이 느끼게끔 연기를 하는데, 다른 영화를 볼 때도 역시 황정민은 황정민이다 싶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감탄이 더 크게 나오는 듯합니다.
실제 같은 상황과 실제 같은 연기
배우 황정민의 행보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여러 스케줄을 다니며, 부와 지위와 명성을 얻은 배우 황정민은 여느 날과 같은 날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가다 새벽에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오는 괴한들에게 납치됩니다. 납치되고 끌려온 장소에서 자신과 같이 잡혀온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이 실종신고가 되어 뉴스에 보도되었던 사람이었음을 알아보고 요즘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들이 자신을 납치한 범인들임을 알게 됩니다. 원하는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였던 사람과 같이 죽게 될 것이라며, 황정민에게 동영상을 보여주고, 자신보다 먼저 납치된 여인을 이들이 돈을 입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이려 하자, 황정민이 자신이 그 여인의 몫까지 같이 내겠다며, 범인들을 말립니다.
황정민은 돈을 찾기 위한 OTP카드가 없다고 하거나, 비밀번호를 다르게 알려주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사용하면서,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하여, 최대한 시간을 끕니다. 10시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인질들을 죽이라는 말을 남겨놓고, 범인들은 황정민의 소지품을 찾고, 돈을 얻기 위해 일당이 황정민 집으로 찾아가는 등 과감한 행동을 합니다. 경찰은 그들의 꼬리를 밟다, 용의자 일행 중 한 명이 경찰에게 잡히고, 황정민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됩니다. 황정민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 주변 일행과 경찰들은 황정민을 찾기 위해 더욱더 열렬히 수색을 하게 되고, 황정민도 일행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기회를 노려서 함께 갇힌 여인과 탈출을 시도하지만, 탈출은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범인의 일행 중 한 명인 샛별에게 큰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황정민과 여인은 다시 갇히게 되고, 샛별을 병원에 데리고 가야 된다는 동훈과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을 그르치지 마라는 기완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범죄자 일행의 관계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경찰의 끈질긴 추격 끝에 일행의 대장격인 기완은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감을 알고 자수를 하고, 형을 감량받고자 자신들의 일행을 배신하려 아지트의 위치를 알려주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기완의 함정이었고, 경찰은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진짜 아지트에선 이미 갈등관계가 절정에 달해버린 범인들에 의해 난장판이 되고, 약속했던 시간에 맞춰 돌아온 규완은 탈출하려는 황정민과의 격투 끝에 기절하고, 뒤늦게 합류한 경찰들에 의해 상황은 정리됩니다. 시간이 흘러 사건을 회상하는 황정민의 모습과 함께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중국에서 일어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이전에 '세이빙 미스터 우'라는 영화로 만들었었는데, 인질은 이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세이빙 미스터 우에서는 어떻게 이 사건을 연출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연출적인 면에서는 사실 인질을 보다 보면 허점이 많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억지스러운 상황도 많고, 현실적이지 않고 정말 영화이기에 가능한 장면들도 많습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력과 함께, 이 상황이 실제 일어난 상황인지 허구적인 상황인지 모를 만큼 뛰어난 황정민 배우의 연기력은 정말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황정민이라는 역할을 황정민 배우가 맡는다는 것이 황정민 배우님 입장에서도 또 하나의 도전이었을듯싶습니다. 자칫 잘못 어색하게 표현했다면 영화 자체가 재미없고 긴장감 떨어졌을 위험성이 분명 있을듯한데 너무 잘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인질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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