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국영화

신세계, 뻔하지 않은 한국형 누아르 영화

홍여누 2021. 8. 3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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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재탄생한 한국형 누아르 영화

영화 신세계는 다른 나라의 누아르 영화들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경찰이 조폭으로 들어가서 정보를 캐는 첩자의 역할을 하는 부분은 무간도를 닮았고, 조직의 보스가 죽고 나서 새로운 대표를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과정 속 후보들의 암투를 나타내는 부분은 흑사회를 닮았습니다. 이 밖에 대부, 도니 브래스코 등등 여러 영화의 부분을 따서 만든 장면들이 많아 누아르 영화들을 짜깁기해서 만들었다는 비판을 듣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들이 생각나지도 않게끔 초반부부터 종반부까지 내려놓을 수 없는 긴장감을 영화 곳곳에 심어둔 건 순전히 신세계만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인 신세계는 2013년에 개봉하여 468만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였습니다. 칼부림 장면이 많이 나오는 조폭영화의 특성이 있는데, 그 특성을 감안하고 이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였다는 것은 엄청난 흥행 스코어라고 평가받곤 합니다.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박성웅. 이 4명의 배우들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연기와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가득한 영화입니다.

 

국내 최대의 폭력조직 골드문의 후계 싸움

국내 최대의 폭력조직 골드문의 회장 석동철이 어느날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석동철 다음으로 가장 세력이 큰 정청과 이중구의 후계 싸움을 중점적으로 영화 신세계의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골드문을 붕괴시키기 위해 경찰에서도 공을 들여서 첩자를 심어놓는데, 이중에 한 명이 정청 밑에서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이자성입니다. 이자성은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청 밑에 있으면서 의심받지 않기 위해, 충성을 바치고 때론 적들을 죽이며, 실제 조직원의 행세를 합니다. 조직원의 행세를 하며, 골드문의 자료를 넘기는데, 강 과장이 준 미션을 실행할때마다 죽음과 삶을 오가는 긴장 속에 살아가는 것이 힘겨워 이제는 정말 못하겠다며 자신을 골드문에 심은 강 과장에게 반항도 합니다. 한편, 석동철의 다음 자리를 투표로 뽑자고 하는 이사들에 실세인 정청과 이중구가 자연스레 후보가 되고, 이중구는 회장 선출에서 자신을 지지하게 만들기 위해 이사들을 불러서 협박을 합니다. 이중구가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움직이는 동안, 정청에게 강 과장이 접근하여, 그동안 골드문에서 빼왔던 이중구의 비리 자료들을 보여주며, 경찰이 지원해줄 테니 후계자 자리를 노리라고 하는데, 정청은 이를 거절하고, 정청은 강 과장 관련 정보들을 중국 해커를 고용하여 다 조사하라 지시합니다. 강 과장은 그 사이 이중구에게도 다가가 이중구의 죄목들을 나열하며 구속시키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청은 강 과장을 다시 만나 뇌물을 주며, 우리의 일에서 빠져달라 부탁하지만, 강 과장은 이를 거절합니다. 강 과장의 자료를 받아 든 정청은 자신의 부하들 안에 경찰이 심은 첩자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들을 곧장 죽여버리고, 이자성은 이를 보며 두려움에 더 떨게 됩니다. 자신의 부하들이 죽자 강 과장은 이중구를 찾아가고, 이중구는 조직을 움직여 정청을 공격합니다. 정청은 죽기 전 이자성에게 사실은 이자성이 경찰이었던 것도 알고 있었으며, 이제는 길을 선택해라고 유언을 남기고 죽어버리고, 이자성은 자신이 몸 바쳤던 경찰이 아닌 골드문의 회장이 되기로 마음먹습니다. 강 과장은 연변거지들을 통해 죽이고, 이중구도 증거 불충분으로 나왔지만, 이자성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결국에 골드문의 회장은 이자성이 되고, 영화의 마지막엔 과거 정청과 이자성이 함께 싸웠던 장면으로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다른 영화의 내용을 차용했음에도 신세계만의 매력이 있는 영화

한국 누아르 영화하면 여러 영화 중에 분명히 신세계란 영화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 떠오를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영화들을 차용한 것과는 별개로 신세계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여러 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는데, 특히 이정재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충성을 다 바쳤지만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경찰, 첩자의 신세로 들어갔지만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는 조폭. 자신은 어느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정말 섬세하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정청을 맡은 황정민 배우도 조폭의 잔인함을 드러내면서도, 어쩔 땐 이자성이 경찰인걸 알면서도 포용해주는 형님의 따뜻한 모습을 잘 나타내 준 듯합니다. 조폭 영화하면 지금까지 조폭의 사랑이나 남자다움 이런 부분들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가 많은듯한데, 세력다툼을 두고 벌이는 정치와 견제,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찰이 개입하는 부분들이 정밀한 톱니바퀴처럼 상황이 잘 맞아 들어가서 보는 내내 긴장감에 쫄깃쫄깃했었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 한국 누아르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영화 신세계의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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