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61편 <주님은 나의 피난처시오>
다윗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나님만이 나의 피난처시고 지켜주실 분임을 고백한다.
사실 쉬는 날에는 기도도 잘하지 않고, 엄청 열심히 살지도 않는 거 같다. 내가 기도하고 말씀 볼 때는 오히려 쉬는 날보다 일하는 날들이다. 일하러 가기 전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 조금이라도 하고 가려고 하고, 큐티 조금이라도 더 보고 가려고 하고, 오히려 쉬는 날보다 더 열심히 살려는 거 같다.
희한하게도 쉬는 날에 몸이 쑤실 때가 더 많다. 환절기라서 그렇겠지만, 콧물도 더 자주 나오는 거 같고,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컨디션이 그리 썩 좋지 않을 때가 많다.
지금 일하러 가는 곳에서는 적응할 때도 됐고, 이전보단 훨씬 적응도 많이 했지만, 어떤 상황들이 닥칠지 모르고,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도 갈 때마다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거 같다. 매일매일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달라는 기도를 주문처럼 외우고, 출근을 하다가도, 무사히 퇴근을 해도 내일 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즐겁지가 않다. 그냥 돈 벌러 가는 일터일 뿐이다.(모든 직장인들이 다 비슷한 마음일 거라고는 생각한다.)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일터에서 지낸다는 생각도 사실 많이 들지도 않는다. 그만큼 내가 연약함을 알아가는 장소이기도 하고, 취업난에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음에 감사하다가도 미래를 봤을 때, 계속할 수 없는 생각도 들곤 해서 탈출하고 싶은 곳이라고도 많이 생각이 든다.
하나님만이 피난처 되심에 이곳에서의 시간 또한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님을 알려주시는 거 같다. 편하고 쉬는 시간과 공간이 있을 때 오히려 컨디션이 더 안 좋고, 더 열심히 살려는 의욕이 안 생기듯, 하나님은 이 시간을 통해서 더 하나님을 바라보길 원하시고, 치열하게 고민하길 원하시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생기는 오늘 본문이다.
하루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잘 바라보지 못하는 거 같을 때에도,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는 순간이 계속되고 있음을 기억할 수 있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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