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국영화

국가부도의 날, 우리 부모님 시절의 안타까운 이야기

홍여누 2021. 9. 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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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찾아왔던 시절을 표현한 작품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에 우리나라에 찾아왔던 imf 외환위기 당시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영화의 모든 부분이 실화는 아닙니다. 분명히 허구가 포함돼있는 내용이지만 충분히 이 당시에 있었던 상황들을 유추해볼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합니다. 외환위기가 닥쳐올 것을 미리 눈치채고 나라의 위기상황을 기회로 여겨 인생을 바꾼 사람들과, 위기상황 속에서 한순간에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반적인 이 당시의 사람들의 모습도 나옵니다. 그리고 국가 고위관리들의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갈등들, 이 상황을 이용해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외인들의 모습까지도 고스란히 나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위기를 극복했지만, 나라의 정책의 방향으로 인해 당시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더 현실감 있게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새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된 imf 외환위기 시절이지만, 이 시대의 우리의 부모님이 어떻게 사셨는지 이해하려 할 때, 흥미롭고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위기의 신호에 늦게 대처할때에 드러나는 문제들

이 영화는 미국 월가 모건 스탠리의 사원이 '모든 투자자들은 당장 한국을 떠나라'라고 한국에 있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환율을 지키기 위해 투자하고 있는 돈의 크기, 해외 투자자들의 동향, 나라의 부채 등 이런저런 이유를 통해 대한민국이 외환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먼저 눈치챈 한시현 팀장이 보고서를 자신의 상사인 한국은행 총재에게 보고하게 됩니다. 한국은행 총재는 정재계의 장관과 차관들을 모집하고 대책을 강구합니다. 하지만, 서로 간의 의견 다툼이 많이 발생합니다. 대한민국이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책을 강구하자라는 의견과 지금 위기상황을 알려봤자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더욱 축소되고 더 큰 위기로 갈 수 있다는 의견의 갈등과 같은 여러 의견들이 부딪히는데, 한시현 팀장은 계속해서 상황을 타개하려 하지만, 여러 반대의견들이 가로막고 있어 쉽지가 않습니다. 한편, 고려 종합금융에서 금융맨으로 일하고 있던 윤정학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쉴 새 없이 생활이 어렵다는 사연이 나오는 라디오 등 여러 부분에서 국가부도의 낌새를 발견하고 퇴사를 합니다. 퇴사를 한 후, 투자자들에게 연락을 돌려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고, 투자를 호소합니다. 여기에 노신사와 오렌지가 윤정학에게 투자를 하기로 합니다. 이들은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해 가지고 있는 돈을 환전하여 달러로 모두 바꾸고, 경제가 어려워져 쏟아져 나오는 집들을 싹 사들이고 엄청난 부를 쌓게 됩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지는 못하는 윤정학의 모습이 나옵니다.

또 다른 등장인물로 나오는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갑수는 대형 백화점인 미도파 백화점과 어음으로 계약을 하고, 서명까지 하며 행복을 꿈꾸게 되는데, 나라가 외환위기에 접어들며 어음은 휴지조각이 되고 상황은 점점 힘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나옵니다. 악화되는 상황속, 계속해서 이 상황을 극복해나갈 의견을 주장하는 한시현의 의견은 그대로 묵살이 되고, 일반 민중보다는 대기업을 우선적으로 살리려한 윗선의 뜻대로 결국엔 IMF 구제 금융이 한국에 들어오게 됩니다. IMF 구제 금융이 들어온 뒤의 한국 경제는 큰 전환점을 맞게 되고, 시간이 흘러 지금 우리 세대의 상황과 여전히 잘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대조되어 나오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를 더 알아갈 수 있는 영화

영화에 나오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갈등이 모두 사실이라면 참 안타깝고 슬픈 일이겠지만, 영화의 내용이 모두 사실은 아닙니다. 이 영화가 의도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과거의 imf 외환위기를 더 알리려 한 것과, 이 시대를 겪었던 사람들에게는 기억을 되살려주는 것이고, 이 시대를 겪지 못한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우리 부모님 세대의 아팠던 시절들을 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알려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볼 때, 앉아있는 자리 옆쪽에 나이가 조금은 들어 보이는 부부가 앉아 계셨는데 별로 슬픈 장면이 아닌데도, 눈물을 조금 흘리고 계신 모습을 우연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시대를 겪지 않은 우리에겐 재밌는 영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분들에겐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났을 때에 저는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유치원 꼬마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이 사태를 듣기만 했지, 잘 알지는 못했었는데, 과거의 정책의 결정이 지금의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실을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알게 된 듯합니다. imf 외환위기 사태를 각 인물의 관점에 맞게 잘 표현하여 공감되는 범위가 더 넓지 않을까 하는 영화입니다. 여기까지 미처 몰랐던 과거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던 영화 국가부도의 날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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